주택연금에 가입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은 서둘러 의사결정을 하셔야겠습니다. 집값 하락과 함께 주택연금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주택연금 지급액을 오는 3월부터 줄이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주택연금, 장단점 심층 분석

주택연금은 노후 대비가 잘 돼 있지 않은 노인들을 위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에 평생 거주하면서, 매월 국민연금 외에 추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국가보증 제도죠.

현금 흐름이 부족한 노인들에게 주택 가격과 가입 연령에 따라 수십 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연금을 평생 지급합니다. 거주 문제와 노후 대비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갈수록 가입자가 늘고 있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오는 3월 가입자부터 월 지급금을 평균 1.8% 줄이기로 했습니다. 가장 많이 줄어드는 가입자는 최대 6.2%나 감소합니다. 똑같은 집으로 연금을 받는데, 3월 이전 가입자와 3월 이후 가입자가 6% 넘는 지급액 차이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주택금융공사는 매년 월 지급금을 재산정하는데, 최근의 집값 하락과 금리 상승, 기대수명 증가 등을 반영해 지금급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집값이 하락하면 원래 하락한 금액 만큼만 연금을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 60세에 5억원짜리 주택으로 연금을 가입했다면 월 지급액은 106만9000원입니다. 그런데 집값이 하락해 4억원으로 평가 받는다면 월 85만5000원을 받게 됩니다.

이때 주택 가격은 공시가격이 아닌 KB부동산과 한국감정원의 평가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원래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낮은 월 지급액을 주고 있는데, 이를 이유로 전체적인 지급액 테이블을 줄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월지급금 삭감은 빠르게 늘고 있는 주택연금 가입자 수와 기대수명 증가에 있습니다.

먼저, 주택연금 가입자는 지난해 대폭 늘었습니다.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1만4580건으로, 2021년 대비 34.9%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2007년 주택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반면,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전년 대비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해지 건수는 3430건으로, 약 1700여 건이 감소했습니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고, 해지 건수가 줄어든 것은 많은 사람이 주택 가격을 고점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주택연금을 가격이 가장 높을 때 가입해야 유리하기 때문에 연금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향후 하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실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뿐이지 집값은 단지별로 최소 20~30%씩 빠지고 있습니다. 아직 시세 하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때 서둘러 연금에 가입해 정기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내려는 분들도 많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전체적인 월 지급금도 삭감하고 나섰기 때문에 그동안 연금 가입을 고민한 분들은 2월 안에 결정을 해야 합니다.

현재 주택연금 상담 대기도 폭증하고 있어서 지방에서는 2주, 서울에선 최소 한 달 이상 기다려야 주택연금 가입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상담 건수도 50% 이상씩 증가했기 때문에 2월 말에 가입하려고 신청했다가는 3월을 넘길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만약, 만 60세인 가입자가 시세 6억 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현재 기준으론 월 128만3000원을 받을 수 있지만, 3월부턴 122만8000원만 지급됩니다. 한 달 차이로 평생 월 5만5000원을 덜 받게 되는 겁니다.

단, 기존에 주택연금에 가입해 둔 분들은 영향이 없습니다. 2월까지 가입한 분들도 기존처럼 받을 수 있고, 3월 이후에만 이런 불이익이 적용됩니다.

향후 3~5년간은 부동산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또한, 기대수명도 해마다 늘고 있으니 연금 수령액은 가입자 증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주택 연금 가입을 고민하는 분들은 하루 빨리 의사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