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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내지갑, 가벼운 이유...월 13만원 연금 보험료, 3배 인상?

by 복지뉴스다모아 2023. 2. 2.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 현재 국가에서 강제적으로 차감하는 연금 보험료를 매달 2배 이상 내야 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월 300만원 버는 직장인은 월 13만원씩 내던 연금보험료를 월 31만원씩 납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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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안 오르는데...국민연금 보험료율 21%까지 인상?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국회입법조사처에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보고서에는 현재 9% 수준인 연금 보험료율을 21%까지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보험료율이란 내 월급에서 국민연금 보험료로 납부해야 할 비중을 뜻합니다.

 

300만원을 버는 직장이라면 현재 9%의 보험료율이 적용돼 27만원을 연금 보험료로 내야 하지만, 4대 보험에 가입된 직장이라면 사업자가 절반을 부담해 월 135천원만 납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료율이 21%까지 늘어나면 63만원의 절반인 315천원을 연금 보험료로 납부해야 합니다. 노후에 연금으로 받는 금액은 큰 차이가 없는데, 매달 2.3배에 달하는 돈을 더 내야 하는 겁니다.

 

이 때문에 보험료율 인상은 서민들의 생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지막지한 결정인 것입니다.

 

 

국회가 이 보고서를 받은 이유는 국회 연금특위 활동을 위해서입니다. 국회는 2~3월 국민 의견 수렴 기구를 마련해 의견을 들은 뒤 국회에서 마련한 연금 개혁안을 4월 중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 안은 정부와의 물밑 협상을 거칩니다. 세부 내용과 방향성이 수정되면 정부가 최종적으로 연금 종합운영계획을 10월 중 발표합니다.

 

이 모든 개혁 방향의 초안이 이번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입니다.

 

국민연금 개혁 초안 나왔다

결국 연구원의 보고서는 국회를 거쳐 정부의 연금 개혁 방향에 영향을 줍니다. 그렇다면 연금 보험료율 인상은 연금 개혁의 방향성으로 이미 정해져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국민적 반발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이유는 연금 기금의 고갈 문제 때문입니다.

 

현재 연금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2036년부터 국민연금은 적자로 전환되고, 그동안 모아둔 약 1200조원의 기금을 사용하면서 2057년엔 재정이 완전 고갈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그나마 낙관적인 예측입니다.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연금 고갈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추계에 따르면 연금 재정은 2040년부터 고갈되고, 적자규모는 205085조원, 2070200조원으로 늘어납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여성 1명이 15~49세의 가임기간동안 낳는 아이가 0.7명 밖에 안된다는 겁니다. 0명대로 떨어졌다는 것은 평생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이 많아졌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반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95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2018년만 해도 고령 인구는 740만명 수준이었는데 1년에 50만명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금 보험료를 낼 생산가능인구는 급속도로 줄고 있는데, 연금을 타갈 노인이 폭증하면서 연금 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와 있는 겁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보험료율이 18.2%라는 것만 봐도 한국의 연금 보험료율이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9%21%까지 늘리는 건 너무 과도한 인상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후 대비 아무 것도 안 했는데...

한국은 복지와 노후 대비 시스템이 약한 나라입니다. 살아 남으려면 어떻게든 월급을 올려서 생활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도 소득세로 6~45%를 떼 가고, 연금 보험료에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까지 차감됩니다.

 

월급 300만원 직장인은 연금으로 13.5만원, 소득세로 14만원, 건강보험료 12만원, 고용보험료 3만원 장기요양보험료 1.5만원 등 45만원 이상을 가져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연금 보험료율이 21%로 오르면 월 60만원 이상 가져가는 겁니다. 도대체 월급 받아 무슨 돈으로 생활하라는 건가요.

 

 

물론 보험료율을 한 번에 21%로 올리는 건 아닙니다. 내년부터 5년간 단계적으로 21%로 올리는 방안과, 2033년까지 22.6%로 올리는 방안 또는, 1년에 두 차례 올리는 방안 등이 논의 중입니다. 어느 안이 채택되든 서민들에겐 기쁘지 않은 소식입니다.

 

사실 국민연금 고갈 문제는 오래 전부터 수많은 전문가가 지적한 바 있습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연금 제도가 시행된 19883%로 정해졌고, 19936%, 19989%로 인상된 이후 24년간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습니다.

 

그 폭탄을 현 정부가 떠안게 됐습니다. 국민적 반발이 워낙 거센 문제이다 보니 그동안 보험료율은 건드리지 못하고, 연금 수급 개시 연령만 조정한 것이죠.

 

사실 현 정부도 이 문제를 외면하고, 연금 개혁을 미루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국민연금 기금 적자가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어떻게든 조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2023년, 건강보험료율 또 인상...!

또 한 가지 화나는 소식은 건강보험료율의 인상입니다. MRI, 초음파, 추나요법 등이 건강보험 급여화에 포함되면서 건강보험 적자가 커졌고, 이를 다시 국민 세금을 메워야 하기 때문에 올해 건강보험료율이 7%를 돌파했습니다.

 

2017년만 해도 건강보험료율은 6.12%였지만, 지난해 6.99%를 기록한 뒤 올해 7.09%가 됐습니다. 워낙 지출이 큰 상황이라 내년엔 건보료 상한인 8% 돌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입니다.

 

연금은 고갈되고, 내야 할 보험료는 많아지고 있습니다. 연금 수급 연령에 가까워진 분들은 최대한 빨리 연금을 수령하시고, 노후 대비는 각자도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