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에 달하는 소상공인 대출의 폭탄 돌리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천문학적인 대출을 제공하고,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까지 유예해줬는데, 이 조치가 무려 5번째 반복되려고 합니다.
133조3000억원...또 덮고 간다?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9월 말 종료 예정인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4차례에 걸쳐 연장된 이 금융지원책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또다시 연장되면 5번째입니다. 부실 대출에 대한 정확한 규모도 파악하지 못한 채 또다시 깜깜이 만기 연장을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을 받은 대출잔액은 총 133조4000억원입니다. 이 중 만기 연장 신청은 116조 6000억원이었고, 원금 상환 유예 11조7000억원, 이자 상환 유예 5조원이었습니다.
정부는 100조원이 넘는 대출의 만기를 3년 연장하고, 원리금 상환 유예조치를 1년 더 늦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입니다. 그야 말로 대출 폭탄 돌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깜깜이 부실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면서 정부는 자금난을 겪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쏟아 부었습니다. '3무 정책'이라고 해서 무담보, 무보증, 무수수료를 내세워 차주의 상환 능력이나 담보도 보지 않고 대출을 해줬습니다.
이 금융 지원이 시행된 지난 3년여간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출은 170조~200조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미 폐업한 소상공인도 있고, 대출 상환 능력을 상실한 분들도 있는데, 아직까지 대출 만기 연장 조치가 지속되고 있어 구체적인 부실은 드러나고 있지 않았습니다.
8월 기준 은행권 대출 연체율은 0.2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입니다. 코로나19에 고물가, 고금리 등 경기가 어려운데 왜 연체율은 이렇게 낮을까요? 바로 정부의 대출 만기 및 상환유예 조치 때문입니다. 대출의 건전성이 좋은 것이 아니라 부실대출이 감춰져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종료되면 눈에 보이지 않았던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이를 우려해 한 번 더 대출 만기를 연장하겠다고 하는 것이죠.
금리 인상에 다중채무자 증가...감도 못 잡는 부실율
결국 정권이 바뀌어서도 소상공인 부실대출의 폭탄 돌리기를 계속하고 있는 셈입니다. 금리가 인상되고,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부실의 규모가 커지고 1~3년 뒤에는 더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이번에 부실대출 규모를 대략적으로라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냥 덮고 간다는 겁니다.
올해 들어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여러 건의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대출 규모는 18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통 신용도가 낮거나, 대출 규모가 큰 분들 중 다중채무자가 많은데, 위기가 왔을 때 취약할 수밖에 없는 분들이기도 합니다.
5번째로 소상공인 대출 만기가 연장되면 시중 은행도 돈을 빌려준 차주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없습니다. 차주들의 경제력이 어떤지, 원금을 갚을 수 있는지, 이자는 낼 수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부실 대출 폭탄이 터지면 정치적,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이 위기는 한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재난 때문에 발생한 겁니다. 이제는 빚 폭탄에 대한 두려움을 감내하고, 부실 대출을 정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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